위메이드가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을 성공시키고 2003년 한국경제신문사로 이사하였을 때의 풍경이 생각난다.
모처럼 깔끔하게 입고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 양복쟁이들이 수근 거렸다.
'16층에 이상한 애들이 들어왔어...인라인을 타고 다니질 않나..반바지에 샌달에 ...'
내가 사무실에서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사람인데...
가끔 반바지도 입고 일할 땐 슬리퍼 신고.
2000년대 초반, 당시 게임회사는 성공해서 돈을 번 업체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에 열악한 환경에서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덕후들의 집합처럼 인식되는 시기였다.
하나 둘 여건이 좋아져서 변두리에서 빌딩이 많은 중심가로 이사하는 게임회사들이 많아졌기에 살짝 불편했던 적응의 기간이 있었다.
당시의 상황을 절묘하게 담아내어 공감이 컸던 네컷만화가 있어 오래된 네이버 블로그에 박제해 두었다.
2004년 5월호였던가... 즐겨보던 게임회사이야기의 14화.
게임개발자는 '야근하며 야식을 많이 먹어 배가 어느정도는 나와야 기본적인 풍모', '캐릭터나 이상한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는 인상을 사실 외부인이나 내부인이나 그런 모습으로 그렸었다.
회상을 하고 있는 지금 시대의 젊은 게임개발자의 모습은 많이 달라지긴했다. 어느정도 산업이 안정되고 벌이가 괜찮은 직군이다 보니 개성있게 잘 꾸미고 다니고 식단관리와 운동으로 건강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편한 옷에 자유분방한 모습은 유지하고 있다.
위 사진은 당시 팀장이 되어 자신감 뿜뿜하던, 그럼에도 게임 아티스트로서 많은 작업을 했던 시절이었는데, 주변의 기억을 조합해 보면 예민하고 마른 체형이거나 풍성하고 덕스러운 동료들이 비슷한 비율로 채워졌던 것 같다. (아~ 저 CRT모니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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